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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신화와 역사가 함께 하는 올레길 제2코스

by 힘월드 2024. 5. 7.

신화와 역사가 함께 하는 올레길 제2코스

올레 2코스 지도
올레 2코스 지도

 

광치기 해변에서 온평 포구까지

광치기 해변식산봉(2.6킬로미터)족지물(3.5킬로미터)오조리 사무소(3.8킬로미터)대수산봉 정상(8.4킬로미터)혼인지(13.8킬로미터)온평 포구(15.8킬로미터)

 

성산리 광치기 해변에서 출발하여 식산봉, 고성, 대수산봉, 혼인지를 지나 온평리 바닷가까지 이어지는 올레길입니다. 물빛이 고운 바닷길부터 잔잔한 내수면을 낀 들길, 호젓한 산길까지 색다른 매력의 길들이 이어집니다. 대수산봉 정상에 서면 제1코스에서 걸었던 시흥부터 광치기 해변까지 아름다운 제주 동부의 풍광이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제주 '삼성신화'에 나오는 고, 양, 부, 양, 삼신인이 벽랑국에서 찾아온 세 공주를 맞이하여 혼인식을 치렀다는 혼인지(연못)도 지나게 됩니다.

 

 

광치기 해변식산봉

제주올레 2코스는 광치기해변부터 온평포구까지 약 4~5시간 걸을 수 있는 거리로 15.8킬로미터입니다.  바닷물이 빠지면 초록색 이끼를 입은 암반지대가 모습을 드러내는, 숨어있는 비경을 볼 수 있는 광치기 해변을 시작으로 합니다. 광치기 해변 주위에는 유채 밭이 많습니다. 초봄에 노랗게 물든 들판은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곤 합니다.

 

내수면 둑방길을 넘어가면 식산봉을 만납니다조선 말기 논으로 개간하였으나 늪이 되어 버렸습니다. 새마을 운동 때에 양식장으로 개발하였으나 역시 버려진 땅이 되었습니다. 계획대로 진행되었다면 어떤 모습이었을지 궁금해집니다. 하지만 현재는 제주를 잘 설명해 주는 아름다운 길입니다. 걸음마다 성산 일출봉이 따라오고 바람이 막힌 곳이 없어서 밭담을 지나는 나그네의 콧등을 식혀 줍니다. 잔잔한 물결과 한가로운 철새도 아름다운 풍경에 한몫합니다. 성산 일출봉은 멀리 볼 때도 아름답습니다. 섬인 성산 일출봉이 바다 위에 떠 있습니다.

 

식산봉이 보입니다. 식산봉은 55m의 낮은 오름이며 등산길이 정비가 잘 되어있고 험난하지 않아 금세 정상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식산봉은 왜구들이 자주 침입하던 곳으로 낟가리를 군량미를 쌓아 놓은 것처럼 위장하여 식산봉이라 불리기 시작하였답니다. 전망대가 낮은 편이라 사방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는 없지만 소나무 속 성산 일출봉이 액자 속 그림입니다. 액자 속 성산 일출봉의 크기가 출발 때보다 작습니다. 식산봉으로 오르는 길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마을에서 가까운 곳과 성산항에서 가까운 곳 입니다. 어느 곳이나 시간은 비슷하게 걸립니다. 덱 쉼터에 올레길 표시가 있습니다. 전망대는 10여 분만 걸으면 만날 수 있습니다. 우도와 성상 일출봉 등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오조포구로 이어지는 길은 철새들의 낙원인 듯합니다. 지들끼리 아주 시끌벅적합니다. 코를 박고 먹이를 찾는 새들이 사냥에 성공할 수 있을지 걸음을 멈추고 바라봅니다. 하늘로 향하는 부리 끝에 조그만 것이 있습니다. 사냥에 성공했나 봅니다. 식산봉은 성산 10경으로 손꼽힙니다.

 

족지물
족지물

식산봉족지물

식산봉을 내려와 둘레 길을 따라 걸으면 잠시 지친 발을 담글 수 있는 족지물이 반기고 있습니다이곳은 과거에는 목욕탕처럼 씻는 용도였지만, 지금은 올레길을 걷다 지친 발이나 더운 여름에 더위를 식히려 놀러 오는 사람들의 쉼터입니다. 덱 길에서 족지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위쪽은 여탕, 아래쪽은 남탕입니다. 맨 위쪽은 채소를 씻기도 하고 식수로도 사용했답니다. 주민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주변 동네 이름도 족지입니다. 이 길에서도 역시 철새들이 많습니다. 큰고니 등은 겨울을 여기서 난다고 합니다. 이곳은 해양수산부가  철새 도래지 습지 보호 지역으로 지정했습니다.

 

오조리

내수면 주변을 쌍월이라고 합니다. 성산 일출봉에서 보름달이 떠오르면 잔잔한 수반과 같은 내수면이 달빛으로 가득 채워져서 두 개의 달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조라는 이름 자체가 건너편 성산 일출봉에서 떠오른 해가 햇살을 펴며 가장 먼저 와닿은 마을입니다. 마을 입구의 정자나무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합니다.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에 등장하던 나무인 것 같습니다. 나무 그늘 아래 백구가 등장하던 장면이 떠올라 미소 짓습니다.

 

오조퐁낭쉼터라는 이름의 오조리마을회관을 지나면 두 번째 스탬프 지점인 홍마트가 나타납니다. 허기지거나 목이 마른 올레꾼들이 홍마트에서 요깃거리를 사 먹곤 합니다홍마트 옆으로 난 아스팔트를 따라 돌담이 줄 지은 마을을 지나면 큰 물메 오름인 대수산봉이 모습을 드러냅니다완만한 경사를 따라 20~30분 올라가면 제주올레 1코스 시작점인 시흥리부터 종점인 광치기해변까지 아름답게 펼쳐진 제주 동부의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큰 물메 오름 대수산봉

예전에 오름에 물이 솟아나 못을 이루었음에 연유하여 물+메라 불려 지다가 동쪽에 있는 족은물메와 견주어 대소개념을 끌어들여 이를 큰 물뫼, 대수산봉이하고 있다는 표지판이 있습니다. 대수산봉 트레킹 안내를 지나가면 첫 번째 전망대가 나타납니다. 우도, 성산 일출봉, 섭지코지가 보이는 곳입니다. 식산봉과 성산 부두도 보입니다. 수산봉으로 향하면 진정한 전망대가 나타납니다. 수산봉수라고 합니다. 제일 높은 곳의 벤치에 앉아서 제주의 풍광을 즐깁니다. 다랑쉬 오름, 용눈이 오름, 한라산 등이 보입니다.

 

혼인지
혼인지

혼인지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경관에 감탄하며 내려가다 보면 마지막 올레코스인 제주 기념물 17호 혼인지를 만날 수 있습니다. 혼인지는 못입니다. 혼인지는 고, , 부의 삼신이 벽랑국 세 공주와 혼례를 올렸다는 전설이 깃든 곳으로 전통 혼례도 치를 수 있습니다. 자줏빛 흙으로 봉인된 나무함이 동쪽 바다에서 떠밀려와 이를 열어보니 그 안에 돌함이 들어 있었다고 합니다. 돌함에는 푸른 옷을 입은 세 처녀와 송아지, 망아지, 오곡 씨앗이 들어 있었다고 합니다. 이 세 여인과 신인이 혼인지에서 목욕을 하고 혼례식을 올렸다고 전해집니다. 그 나무함이 발견된 곳이 바닷가 쾌성개라 하며 이것이 떠오른 곳을 황루알이라하고 세 처녀가 바닷가에 처음 디뎠다는 발자국이 바위에 남아 있습니다. 멋진 경관에 이야기가 입혀지니 혼인지가 더 신비롭게 보입니다. 6월이면 수국이 아름답다고 합니다.

 

온평 포구

푸르른 잎이 흩날리는 나무와 잔디밭을 따라 잘 조성된 나무 덱을 거닐다 보면, 예쁘게 핀 꽃들과 해변을 따라 쌓은 돌탑과 해녀 동상은 바다와 어우러져 새로운 풍경을 만들고 있습니다. 온평리의 온평 포구에서 마지막 패스포트 스탬프를 찍으면  제주올레 2코스가 끝이 나고 3코스가 시작됩니다.

 

코스를 걷다 보면 일주도로를 기점으로 다양한 식당들이 있어서 메뉴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 대수산봉을 지나면서부터는 식당이나 상가가 없으니 가급적 대수산봉을 지나기 전 고성오일장과 제주 동마트 인근에서 점심을 먹고 길을 나서길 추천합니다. 현재 2코스는 휠체어 가능 구간이 없습니다. 공식안내소도 없습니다. 올레 지기는 송광식 님입니다. 2코스는 우정의 길로 세계 곳곳의 도보 여행길과 연대하고 있습니다. ()제주올레는 해외 도보여행 단체와 손을 잡고 한 코스 또는 한 구간을 지정해 공동 홍보 마케팅을 진행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를 펼칩니다. 스페인, 그리스, 캐나다, 영국, 스위스, 레바논, 튀르키예, 일본, 대만, 호주 등 10개국의 '우정의 길'을 맺은 세계 유명 도보 여행지 13곳에서도 제주올레의 반가운 얼굴을 만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