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과 제주의 아픔이 공존하는 ‘오름-바당 올레’ 올레 제1코스
시흥초등학교(시흥리 정류장 약 150미터 이동)→말미 오름(1.8킬로미터)→알오름(2.8킬로미터)→종달 초등학교→종달리 옛 소금밭(6.5킬로미터)→목화휴게소(8.1킬로미터)→성산갑문입구(11.1킬로미터)→수마포(13.7킬로미터)→광치기 해변(15.1킬로미터)
제주올레에서 가장 먼저 열린 길입니다. 오름과 바다가 이어지는 ‘오름-바당 올레’입니다. 푸른 들판을 지나서 말미 오름과 알오름에 오르면 성산일출봉과 우도 등이 한눈에 보입니다. 시야를 넓히면 보자기를 펼쳐 놓은 듯한 들판과 바다가 시원하게 맞이합니다. 15킬로미터를 4내지5시간 동안 걸을 수 있으며 난이도는 별 두 개에 해당합니다.
제주의 들판의 특징 중에 하나인 검은 돌담을 두른 밭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들판은 조각 천을 이어 놓은 퀼트를 생각나게 합니다. 종달리 소금밭을 지나서 시흥리 해안 도로를 지나 수마포 해변에서 다시 한번 성산 일출봉이 나타납니다. 종달리 옛 소금밭에서 성산 갑문 입구까지 4.6킬로미터는 휠체어 이용이 가능합니다.
어르신과 몸이 불편하신 분들도 포장이 잘 된 길이기 때문에 1코스를 즐길 수 있습니다. 시작은 종달리 814-5번지입니다. 1코스가 끝나는 광치기 해변의 물빛과 이끼 낀 너럭바위가 신비롭습니다. 특히 종달리에서 시흥 해안 도로는 제주 해안 도로 중에서 가장 길면서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길입니다. 이곳을 올레길 시작점으로 삼은 것에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운이 좋아 날씨가 좋은 날, 햇빛에 반짝이는 윤슬은 1코스를 완주한 기쁨을 누리기에 충분한 휴식을 줄 것입니다.
1코스 올레 지기는 김만수 님입니다. 올레 지기는 문지기의 방언입니다. 올레 탐방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하여 올레지기를 배치했습니다. 올레 지기는 올레코스의 길잡이로 올레길이 경유하는 마을의 전통과 자연, 토속문화 등에 안내하고 올레꾼들에게 효과적인 올레 체험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올레길에는 공식 안내소가 있습니다. 제주올레 공식 안내소에는 제주올레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척척박사 선생님들께 제주올레의 탄생과 역사에 관해 설명도 듣고, 제주올레가 제공하는 올레길의 다양한 자료도 받을 수 있습니다. 1코스는 말미 오름에 있으며 오전 8시 삼십분부터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오후 5시까지 운영합니다.
1코스 종달리와 성산으로 향하는 해안 도로에는 식당들이 있습니다. 해녀의 집에서 만드는 고소한 조개 죽과 전복죽이 인기입니다. 성산 갑문을 지나면 식당이 여럿이 있어 다양한 메뉴 중에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드
1코스는 또한 우정의 길입니다. 세계 곳곳의 도보 여행길과 연대하고 있습니다. (사) 제주올레는 해외 도보여행 단체와 손을 잡고 한 코스 또는 한 구간을 지정해 공동 홍보 마케팅을 진행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습니다. 스페인, 그리스, 캐나다, 영국, 스위스, 레바논, 튀르키예, 일본, 대만, 호주 등 10개국의 '우정의 길'을 맺은 세계 유명 도보 여행지 13곳에서도 제주올레의 반가운 얼굴을 만날 수 있습니다.
1코스로 향하는 대중교통의 노선 안내는 제주올레 콜센터(064-762-2190)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성산호출 개인택시(064-784-3030) 성산콜택시(064-784-8586) 등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1코스는 시흥초등학교를 시작으로 광치기 해변에 도착하는 약 15.1킬로미터 약 4~5시간이 소요됩니다. 오름과 바다가 이어지는 ‘오름-바당 올레’입니다. 시작점인 시흥초등학교까지는 제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같은 회선을 일주하는 201번을 타고 시흥리 정류소에서 하차하면 됩니다. 정류장에서 150미터 움직이면 시흥초등학교를 만날 수 있습니다.
시작점인 간세(제주 올레길의 상징으로 제주 조랑말 모형입니다.)를 지나서 첫 번째로 말미 오름을 만나게 됩니다. 간세는 ‘게으름뱅이’를 뜻하는 제주 방언‘간세다리’에서 따온 말입니다. 천천히 여유롭게 여행과 자연을 즐기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말의 머리처럼 생긴 이 오름은 두산 봉이라고도 불리는데 소를 방목하는 곳이라 오르는 길에 풀을 뜯어먹고 있는 소들을 마주할 수도 있습니다. 정상에 올라서면 발아래 초록의 밭들과 옹기종기 모여 있는 성산마을, 정면에 성산 일출봉과 우도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쉬면서 우도나 성산봉을 향할 때쯤 적당한 바람이 불어오면 땀도 식힐 수 있고 바다의 냄새도 진하게 맡을 수 있답니다.
발길을 돌려 말미 오름을 내려오면 바로 새 알을 닮은 알오름이 시작됩니다. 말미 오름과 알오름 모두 높지 않고 두 오름을 넘고 나면 나머지는 평탄한 길이기 때문에 여유롭게 경관을 구경하며 걸을 수 있습니다. 길가에는 장딸기, 산자고, 들개 미사리, 꽃마리, 괴불주머니 등의 야생화가 피어 발밑을 자꾸 살피게 만듭니다. 새알을 닮은 말산 메라 부르는 알오름은 지미봉부터 우도, 성상 식산 봉까지 이어지는 풍광을 볼 수 있습니다. 바다를 등지면 한라산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동부 오름의 파노라마가 아기자기합니다.
제주의 밭담은 길동무 같습니다. 밭의 경계를 구분하고 바람과 방목되어 있는 말과 소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는 역할이었답니다. 이제는 올레길의 길동무가 된 것 같습니다. 두 오름을 넘은 후 돌담과 들판을 보며 걷다 보면 어느새 푸르른 종달리의 해변에 다다르게 됩니다. 여느 마을처럼 고목과 어우러진 농어촌 풍경입니다. 종달리는 얼마 전 제주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를 찍은 곳이기도 합니다. 종달리에는 골목길 담벼락에 벽화가 그려져 있고 그 벽과 어울리는 정원수와 돌담길이 아름답습니다.
종달리 소금밭은 옛날 종달리 사람들이 척박한 땅에 농사를 지을 수 없어서 소금을 만들던 밭으로 소금이 귀하던 시절, 이곳 가마솥에서 끓여 소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곳의 소금은 종달리 아주머니들에 의해 제주 전 지역으로 팔려 나갔다고 합니다. 시흥 해안 도로를 따라 걸으면 한치나 준치를 빨랫줄에 걸어 놓고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어 해안가 마을의 모습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마을을 지나서 성산 일출봉과 우도의 바다를 바라보며 해안 길을 걷습니다. 시멘트 길이라 조금 아쉽기는 합니다만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습니다. 중간 스탬프 지점인 목화휴게소가 나타납니다. 계속되는 해안 길에는 올레길 임을 알리는 표지 리본이 휘날립니다. 식신봉을 지나고 갑문을 지나고 성산 마을재단을 지나면 오정개가 나타납니다. 오정개는 성산리를 중심으로 정오의 방향에 있는 포구라는 뜻에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또한 가마우지가 많아서 붙은 이름이라고도 합니다. 제주에서 유일하게 동물의 뼈가 발견된 곳이기도 합니다.
조개 죽이 유명한 시흥 해녀의 집 옆에는 세계적인 희귀 조개류를 전시하고 있는 조가비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으며, 조개껍데기로 장식한 벽면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맞은편 바다에는 우도를 볼 수 있고, 뒤를 돌아보면 지미봉을 볼 수 있습니다. 해안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성산 갑문과 성산항을 거쳐 수마포 해안에 도착하게 됩니다. 수마포 해안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일본군이 23개의 파 놓은 동굴 진지가 남아있는 상처 많은 해안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상처가 무색하게도 수마포 해안에서 가까이 보이는 성산 일출봉과 우도의 절경은 무척이나 아름답습니다.
성산 일출봉을 옆에 끼고 있는 수마포 해안을 지나 바닷길을 따라가면 광치기 해변이 나오며 1코스의 종점입니다. 우리들의 아픈 역사 4.3 사건의 희생자를 기리는 표식이 있습니다. 광치기 해변은 밀물 때에는 평범한 해변이지만, 썰물 때가 되면 드넓은 암반지대가 펼쳐집니다. 광치기는 제주어로 빌레(너럭바위)가 넓다는 뜻입니다. 광치기 해변은 ‘관치기 해변’이라고 불립니다. 예전에 고기잡이배가 들어오지 않으면 가족들이 이곳에 와서 기다렸다고 합니다. 골이 파인 모양의 바위 사이로 밀물 때 시체가 밀려와 걸리면 물이 빠진 후 드러난 시신을 수습하고 관을 짜서 묻어주었다는 것에서 연유한 이름이랍니다.
광치기 해변은 검고 흰모래가 섞여 있습니다. 해안 절경의 성산 일출봉의 풍광도 가까운 편입니다. 썰물 때는 용암이 해안에 가득하고 용암에 낀 녹색 이끼는 쉽게 볼 수 없는 풍광입니다.
제주올레 1코스는 ‘난이도는 중’이며 코스 초반에 있는 두 개의 오름을 제외하면 해안 도로를 걷는 어려움이 없는 코스이며 제주를 만끽할 수 있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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