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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예술의 섬, 고흥 연홍도에서 마음의 온도가 올라갔습니다

by 힘월드 2024. 4. 17.

예술의 섬, 고흥 연홍도에서 마음의 온도가 올라갔습니다.

 

 

전남 고흥 연홍도
전남 고흥 연홍도

 

 

연홍도는 전라남도 고흥군 금산면 신전리에 있는 섬입니다. 면적은 0.55제곱킬로미터이고 해안선의 길이는 4킬로미터입니다. 거금도와 완도군 금당도 사이에 있습니다. 원래 섬이 말처럼 생겼다 해서 마도로 불렸었습니다. 1895년 고종 32년에 행정구역 개편으로 고흥군 금산면에 편입되면서 연홍도라 개칭되었는데 섬의 형상이 넓은 바다에 떠 있는 연과 같이 보여 연홍이라 지었다고 합니다.

 

연홍도는 2009년 기준으로 64세대가 거주하고 있으며 섬 중앙의 동쪽과 서쪽이 해안 집중해 있습니다. 전남 거문도 신양항에서 여객선을 타면 연홍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신양항에서 연홍도는 빤히 보이는 거리이며 하루 7차례 운항하고 있습니다. 배에서 여객선 운임을 발권하는 것이 특이 점입니다. 섬을 한 바퀴 도는 데 2시간 반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연홍도선착장에 도착하여 대체적으로 왼쪽으로 한 바퀴 도는 것이 관광객들의 트레킹 코스입니다. 연흥선착장을 지나 마을회관을 지나고 아르 끝에서 마을 골목을 지나면 연홍미술관이 나타난다. 미술관에서 전망대인 후박나무숲을 지나 좀바 끝에서 해모가지를 지나고 큰 모래밭에서 몽돌해변을 거쳐 출발지였던 연홍선착장으로 원좀 회귀하는 것입니다.  5.4킬로미터이고 천천히 섬을 즐기면서 2시간 정도면 충분한 거리입니다.

 

연홍도는 예술의 섬이라 불리며 2015년 전라남도에서 선정한 가고 싶은 섬으로 여수 남도, 강진 가우도, 완도 소안도, 진도 관매도, 신안 반월, 박지도와 함께 선정되었다. 섬 곳곳에 설치된 미술 작품뿐 아니라 골목에 아기자기한 구조물 등이 있어 섬이 하나의 미술관과 같았습니다.

 

연홍사진미술관은 연홍도 주민들이 기증한 400여 장의 사진이 모자이크 타일에 인쇄되어 있었습니다. 욕지도 욕지공소의 도기 벽화가 생각났습니다. 골목의 벽화들은 역동적이었고 특히 고흥 거금도 출신 박치기왕 김일 선수의 벽화는 웃음을 머금은 채로 발걸음을 머물며 추억하게 했습니다. 가로로 붙어 있는 만국기 벽을 따라가면 마을회관이 나타나고 왼쪽으로 방향을 잡고 섬의 남쪽을 한 바퀴를 돌면 아르 끝 둘레길이 끝이 났습니다. 거리는 1.8킬로미터였습니다.

 

첫 번째 팔각정에서 잠시 쉬며 주변 풍경과 햇살을 즐겼습니다.

팔각정의 기둥과 지붕의 선은 액자가 되었고 액자 속에는 연홍마을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림이었습니다. 액자에 담긴 수채화. 수채화의 제목은 화창한 봄날의 연홍도.

연홍도에 내린 빛은 볕이 되어 온 대지를 감싸 안고 있었습니다.

빛은 온도를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이를 색온도라고 칭한답니다.

온도가 낮으면 노랗거나 붉은색이고 온도가 높으면 희고 푸른색을 띤다고 합니다.

연홍도에는 참 많은 종류의 색이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하루를 통과하는 빛을 한눈에 다 볼 수 있는 것 같은 연화도였습니다.

 

좀바 끝과 큰 모래밭이 보였습니다. 아직 남아 있는 길이었습니다.

팔각정에서 조금 걸어가니 갈림길이 나왔습니다. 유채꽃이 가득한 길을 걸어 아르 끝 숲에 도착했습니다. 나지막한 당산의 산자락에 조성된 둘레길이었습니다. 이 길은 섬연구소(사단법인)에서 우리나라 4000여 개의 섬들 중에서 걷기 좋은 섬길 100곳에 뽑힌 길이었습니다. 나무에는 백섬백길이라는 파란색 리본이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때마침 불어 온 봄바람 덕이었습니다

 

아르 끝 표지판을 지나니 아르 끝 해변이 나타났습니다.

아르 끝은 아래에 있는 끝이란 의미라고 했습니다. 연홍도의 끝 중에 하나인 것 같았습니다.

아르 끝 해변에서는 완도 금당도와 해안의 절벽이 잘 보였습니다. 제법 웅장한 규모 같았습니다.

 

연홍미술관으로 가는 골목길은 볼 것이 천지였습니다. 입체적인 조형물과 아기자기한 구조물 등은 이야기가 아닌 것이 없었습니다. 골목뿐만 아니라 해안 도로에도 여러 작품들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구조물에 앉아보기도 구조물 사이에 들어가 사진도 남길 수 있었습니다. 미술관 앞바다 위에 잠겨 있는 앙상한 물고기 한 마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멈춰있었습니다. 물고기의 앙상한 뼈대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뿐 아니라 손끝도 붙잡았습니다. 손가락으로 물고기를 가리키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연홍미술관에 도착했습니다. 1998년에 폐교된 연홍분교를 리모델링하여 200611월에 미술관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골목과 분위기가 비슷한 벽화가 있었고 미술관 내부도 비교적 잘 정돈되어 있었습니다. 1년에 4차례 정도 전시회를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미술관은 주민생활복지시설, 단체연수, 예술인들의, 단체연수, 체류 작품 활동을 돕고 있다고 합니다.

미술관을 통과하여 좀바 끝을 향해 걸었습니다. 바다는 왼쪽에서 나와 함께 걸었습니다.

임도가 끝나면 후박나무 군락지인 전망대가 나타납니다. 후박나무 숲을 약 200200여 미터 내려가면 좀바 끝이 나타납니다. 바다 건너 맞은편에는 당산과 오동도가 보였습니다.. 좀바는 생김새가 무서운 어류인 쏨뱅이의 연홍도 사투리이고 연홍도 인근에서 많이 잡힌다고 합니다.

 

해모가지를 지나 큰 모래밭에 도착했습니다. 큰 모래밭의 백사장은 작은 섬의 것이라기에는 그 규모가 꽤 컸었습니다. 연홍미술관 앞 갈림길에서 몽돌해변으로 걸어갔습니다. 몽돌 해변의 바닷물은 유난히 물이 맑아 보였습니다. 이상 연홍도 한 바퀴였습니다.

 

남도의 온도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출발지보다 색이 많았습니다. 연두와 초록으로 떨어지는 빛 때문이었을 겁니다봄이 먼저 찾아온 곳 같았습니다.

 

넓은 바다에 떠 있는 연의 모양을 한 연홍도는 섬 전체가 미술관 같았습니다.

길마다 차지하고 있는 작품과 나지막하고 소박한 섬의 모습이 안정적이고 편안했습니다.

발길은 저절로 미술관 앞 의자 위에 머물렀고 스쳐가는 바람에 코끝을 디밀었습니다.

몸을 내려놓습니다.

마음까지 내려갔었습니다.

바다에 떠 있는 연 같은 섬에서 하루가 가고 있었습니다.

마음의 온도가 천천히 따듯해지면 올라갔었습니다.